대합(involution)과 유사대합(quasi-involution)에 대하여

written by jjycjn   2018. 12. 30. 00:11
실함수 $f : I \subset \R \to I$가 주어졌다고 하자. 만약 임의의 $x \in I$에 대하여
\[ f(f(x)) = x \quad \text{or} \quad f(x) = f^{-1}(x) \]
가 성립하면, 함수 $f$를 대합(involution)이라 정의한다. 즉, 대합이란 자기 자신을 역함수로 가지는 함수를 뜻한다. 항등함수 $i(x) = x$는 자명하게 대합이다. 또한 임의의 실수 $c \in \R$에 대하여, $f(x) = c-x$, $g(x) = \frac{c}{x}$와 같이 정의된 함수들은 모두 대합임을 알 수 있다.
\[ f(f(x)) = f(c-x) = c-(c-x) = x, \qquad g(g(x)) = g(\tfrac{c}{x}) = \frac{c}{\tfrac{c}{x}} = x \]
나아가 이 함수들의 그래프를 그려보면 모두, 직선 $y=x$에 대하여 선대칭을 이룬다. 이는 주어진 함수 $f$가 대합일 필요충분조건이 그래프 $y=f(x)$가 직선 $y=x$에 대하여 선대칭을 이루는 것이기 때문이다.

어떤 함수 $f$가 대합인 경우, 정의에 의해서 ($f \circ f$가 전단사이므로) $f$가 전단사(bijection)임을 간단히 보일 수 있다. 하지만 $f$가 연속성 여부는 보장 받지 못하는데, (앞서 소개한 예들은 모두 연속이기는 하다.)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이 정의한 함수 $f$는 대합이면서 모든 정수점에서 불연속이다.
\[ f(x) = \begin{cases} x + 1 & \text{if} \; \lfloor x \rfloor \equiv 0 \pmod{2} \\[5px] x - 1 & \text{if} \; \lfloor x \rfloor \equiv 1 \pmod{2} \end{cases} \]


또한 다음과 같이 대합이지만 $0$을 제외한 모든 점에서 불연속인 함수를 정의할 수도 있다.
\[ f(x) = \begin{cases} \phantom{-}x & \text{if} \; x \in \Q \\[5px] -x & \text{if} \; x \in \Q^c \end{cases} \]
$I$가 유한집합이고 $f : I \to I$가 대합인 경우, 두 집합 $I$와 $\set{x \in I}{f(x) = x}$는 같은 홀짝성을 갖는다라는 정리를 이용하여, $f$의 고정점(fixed point)의 존재성을 증명하는데에 대합이 이용되기도 한다. 실제로 이 아이디어를 이용하여 수학자 돈 재기어(Don Zagier)는 페르마의 두 제곱수 정리를 단 한줄로 증명하였다.

유사대합(quasi-involution)

이제 주어진 실함수 $f : I \subset \R \to I$가 임의의 $x \in I$에 대하여
\[ f(f(x)) = -x \]
를 만족할 때, $f$를 유사대합(quasi-involution)으로 정의하자. 그러면 대합에서의 경우와 마찬가지로, 유사대합에 대해서도 같은 질문을 할 수 있다. 먼저 아래의 간단한 정리를 통해서 유사대합이면서 연속인 함수 $f$는 존재하지 않음을 보이자.

정리 1. 실함수 $f : I \subset \R \to I$가 유사대합이면, $f$의 불연속점 $x \in I$가 적어도 하나 존재한다.

증명.
우선 $f \circ f$가 전단사이므로 $f$ 또한 전단사임을 알 수 있다. 이제 $f$가 $I$ 전체에서 연속이라 가정해보자. $I \subset \R$이고 $f$가 연속인 전단사 함수이므로, $f$는 반드시 $I$에서 순증가(strictly increasing)하거나 순감소(strictly deacreasing)해야만 한다. 하지만 어떤 경우든지, $f \circ f$는 $I$에서 순증가함수어야 하는데, $(f \circ f)(x) = -x$이므로 $f \circ f$가 순증가라는 사실에 모순이 발생한다. 즉, $f$는 $I$ 전체에서 연속일 수 없고, $f$가 불연속이 되게 하는 점 $x \in I$가 적어도 하나 존재한다.. 

이제 실제로 유사대합 $f : \R \to \R$을 구성해 보자. 우선 정의에 의해서 $f(0) = 0$이어야만 한다. 만약 실수 $c \in \R$에 대하여 $f(0) = c$라고 하면,
\[ f(c) = f(f(0)) = 0 \implies c = f(0) = f(f(c)) = -c \]
가 되어 $c=0$이어야만 하기 때문이다. 또한 적당한 $a \in \R$에 대하여 $f(a) = a$인 경우
\[ -a = f(f(a)) = f(a) = a \]
가 되어 $a=0$이므로, $f$는 $x=0$을 유일한 고정점으로 가짐을 알 수 있다. 이제 $0$이 아닌 두 실수 $a,\,b \in \R$에 대하여, $f(a) = b$라 가정하자. 그러면
\[ f(b) = f(f(a)) = -a \implies f(-a) = f(f(b)) = -b \implies f(-b) = f(f(-a)) = a \]
의 순환을 이룬다. 즉, 그래프 $y = f(x)$ 위의 네 점 $(a,\,b)$, $(b,\, -a)$, $(-a,\, -b)$, $(-b,\, a)$은 항상 함께 존재한다. 이 때, 이 네 점들 중에는 $1$사분면 위의 점이 반드시 존재하므로, (일반성을 잃지 않고) 다음과 같이 $f$를 정의할 수 있다. 우선 $f(0) = 0$으로 정의한다. 그리고 양의 실수의 집합을 기수(cardinality)가 같은 두개의 부분집합 $A$와 $B$로 분할하고, 전단사함수 $\phi : A \to B$를 하나 택한다. 이제 임의의 $a \in A$에 대하여 $b = \phi(a)$로 정의하고,
\[ f(a) = b, \quad f(b) = -a, \quad f(-a) = -b, \quad f(-b) = -a \]
로 각각 정의하면 $f$는 $\R$ 전체에서 정의된 유사대합이 된다.
아래 함수 $f$는 위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구성한 유사대합의 한 예이다.
\[ f(x) = \begin{cases} \phantom{-x}0 & \text{if} \; x = 0 \\[5px] \phantom{-}x + 1 & \text{if} \; x > 0 \text{ and } \lceil x \rceil \equiv 1 \pmod{2} \\[5px] -x + 1 & \text{if} \; x > 0 \text{ and } \lceil x \rceil \equiv 0 \pmod{2} \\[5px] \phantom{-}x - 1 & \text{if} \; x < 0 \text{ and } \lfloor x \rfloor \equiv 1 \pmod{2} \\[5px] -x - 1 & \text{if} \; x < 0 \text{ and } \lfloor x \rfloor \equiv 0 \pmod{2} \end{cases} \]

$f$가 유사대합일 때, 그래프 $y = f(x)$를 생각해 보면 이 그래프는 원점을 중심으로 하는 차수가 $4$인 회전대칭(rotational symmetry)을 가짐을 알 수 있다.


위 예제에서 주어진 유사대합 $f$는 모든 정수점에서 불연속임을 알 수 있다. 그렇다면, 불연속점의 개수가 유한한 유사대합이 존재할 수 있을까?

정리 2. 실함수 $f : I \subset \R \to I$가 유사대합이면, $f$는 무한히 많은 불연속 점을 갖는다.


증명. 결론에 반하여 $f$가 유한한 점에서 불연속이라 가정하고, 이 불연속점들의 집합을
\[ D = \{d_1,\, d_2,\, \ldots,\, d_k\} \]
로 나타내자. 이제 $d_0 = \inf(I)$, $d_{k+1} = \sup(I)$로 정의하고 각각의 $i = 0,\, \ldots,\, k$에 대하여 열린 구간 $I_i = (d_i,\, d_{i+1})$을 정의하자. 그러면 $f$는
\[ C = \bigcup_{i=0}^{k} I_i = \bigcup_{i=0}^{k} (d_i,\, d_{i+1}) \]
에서 연속이다. 마지막으로 집합족 $\mathcal{I} = \set{I_i}{i = 0,\, \ldots,\, n}$을 정의하자.

한 편, $f$는 순단조(strictly monotone)이므로 각각의 $i = 0,\, \ldots,\, k$에 대하여 $f(I_i)$ 또한 열린 구간이다. 또한 $f$는 $I_i$ 위에서 연속이고 단사(injective)이므로 연속인 역함수 $g_i = f(I_i) \to I_i$가 존재한다. 따라서 $f = f \circ f \circ g_i = -g_i$를 얻고, $f$는 $f(I_i)$ 위에서 연속임을 알 수 있다. 즉, $x \in C$이면 $f(x) \in C$를 얻고, 따라서 $f(C) \subset C$를 얻는다. 이제 $y \in C \setminus f(C)$가 존재한다고 가정해 보자. 그러면 $f$가 전사(surjective)이므로, 적당한 $x \in D$가 존재하여 $y = f(x)$로 나타낼 수 있다. 하지만,
\[ x = f^{\circ 4}(x) = f^{\circ 3}(f(x)) = f^{\circ 3}(y) \in C \]
가 되어 모순이 발생한다. 따라서 $f(C) = C$이고 $f(D) = D$라는 결론을 얻는다. 또한
\[ f(C) = C \implies \bigcup_{i=0}^{n} f(I_i) = \bigcup_{j=0}^{n} I_j \]
이므로 각각의 $i$에 대하여 적당한 $j$가 존재하여 $f(I_i) = I_j$이다. 즉, 함수 $f$를 $\mathcal{I}$ 위에서의 치환(permutation)으로 이해할 수 있다.
이제 어떤 $i = 0,\, \ldots,\, n$가 존재하여 $f(I_i) = I_i$라 가정해 보자. 그러면 $f \, |_{I_i}$는 $I_i$ 위에서 연속인 유사대합이 되므로 정리 1에 의하여 $I_i$에는 적어도 하나의 불연속점이 있어야 한다. 이는 모순이므로 모든 $i = 0,\, \ldots,\, n$에 대하여 $f(I_i) \neq I_i$이다. 이제 $f(f(I_i)) = I_i$인 경우를 생각해 보자. 이 경우, $-I_i = I_i$이므로 $0 \in I_i$이고, $f(0) = 0$이므로 $f(I_i) = I_i$를 얻는다. 따라서 앞의 논의에 의해 역시 모순이 발생한다. (이 사실로부터 $0 \in D$임 또한 보일 수 있다.) 또한 $f^{\circ 3}(I_i) = I_i$인 경우에도, $I_i = f^{\circ 4}(I_i) = f(I_i)$가 되어 마찬가지로 모순이 발생한다. 그러므로 각각의 $i = 0,\, \ldots,\, n$에 대하여 $I_i$, $f(I_i)$, $f(f(I_i))$, 그리고 $f^{\circ 3}(I_i)$가 서로 다른 열린 구간이어야만 한다. 따라서 이 열린 구간들의 개수는 $4$의 배수여야만 하고
\[ n+1 = \abs{\mathcal{I}} \equiv 0 \pmod{4} \tag*{$\textcolor{myblue}{(\ast)}$} \]
를 얻는다.
마지막으로 위와 유사한 논의를 집합 $D$에 대해서도 적용할 수 있다. 즉, $0$을 제외한 $D$의 각각의 원소 $d_i$에 대하여 $d_i$, $f(d_i)$, $f(f(d_i))$, 그리고 $f^{\circ 3}(d_i)$는 모두 다른 원소여야 한다. 따라서 $0$을 제외한 불연속점들의 개수는 $4$의 배수여야만 하고
\[ n-1 = \abs{D - \{0\}} \equiv 0 \pmod{4} \tag*{$\textcolor{myblue}{(\ast\ast)}$} \]
를 얻는다. 하지만 $\textcolor{myblue}{(\ast)}$과 $\textcolor{myblue}{(\ast\ast)}$는 서로 모순이므로, 결론적으로 $f$의 불연속점의 개수는 무한히 많아야만 함을 알 수 있다.. 

참고. 함수의 정의역과 치역을 복소수까지 확장하면, 전구간에서 연속인 유사대합을 구성할 수 있다. 예를 들어 $f : \C \to \C$를 $f(z) = iz$로 정의하면 된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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